대통령실 AI정책수석 신설·GPU 5만개 확보 등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
서울= 이재명 대통령이 100조원 규모의 민관 합작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 3대 인공지능(AI)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고성능 GPU 5만개 확보와 전국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AI 인프라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21일 밝혔다.
대통령실 중심 AI 거버넌스 구축
정부는 AI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실에 ‘AI정책수석’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각 부처별로 분산됐던 AI 정책을 대통령실 중심으로 통합해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가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도 함께 임명해 AI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기존 국가AI위원회는 자문 기구에서 실질적인 정책 결정 기구로 역할이 확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AI는 더 이상 특정 부처의 업무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하는 시대”라며 “대통령실이 직접 AI 정책을 총괄하는 것은 필연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100조원 투자로 AI 인프라 대폭 확충
정부는 100조원 규모의 민관 합작 펀드를 통해 고성능 GPU 5만개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대규모 AI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AI 데이터센터를 차세대 사회간접자본(SOC)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이는 AI를 도로나 전력망처럼 국가 핵심 인프라로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또한 전국을 ‘AI 테스트베드 코리아’로 조성해 AI 기술을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기존 규제에 묶여 실험하기 어려웠던 AI 기술들을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는 규제특구도 전국으로 확대한다.
AI 인재 양성 위해 병역특례까지 도입
정부는 AI 분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AI 분야 우수 인재에게 병역특례를 부여하는 ‘AI병역특례’를 새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의사나 변호사 등 일부 전문직에만 적용되던 특례를 AI 분야로 확대하는 것이다.
AI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하는 ‘AI 단과대학’도 새로 설립한다. 초중고 단계부터 체계적인 AI 교육을 실시하는 ‘한국형 STEM 교육’도 강화할 예정이다.
반도체 전문 대학원 확대를 통해 AI 칩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모두의 AI’ 프로젝트로 무료 서비스 제공
정부의 가장 혁신적인 정책 중 하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다. 국민 누구나 생성형 AI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ChatGPT나 클로드 같은 AI 서비스가 유료 구독 기반인 것과 달리, 국가가 직접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보유하고 있는 공공데이터를 AI 학습에 적극 활용하고, 방송사가 보유한 대량의 콘텐츠를 구매해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어 AI 모델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대표 LLM 개발로 기술 주권 확보
정부는 국가대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도 나선다고 발표했다. 현재 ChatGPT나 클로드처럼 영어 중심의 AI가 아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AI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오픈소스로 제공해 전 세계 한국어 AI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민간 전문가와 학계, 정책 전문가를 폭넓게 참여시키는 개방형 연구개발 체계로 전환해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전문가들 “현실적 목표, 실행력이 관건”
AI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에 대해 “야심차지만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기존 강점인 반도체, 네트워크 인프라, 높은 교육 수준을 AI와 결합한다면 충분히 세계적인 AI 강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5G 네트워크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AI 하드웨어 기반에서 매우 유리하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책의 지속성과 실행력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00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우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전문가 김모 교수는 “한국은 AI 후발주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도체와 5G, 그리고 높은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충분히 AI 선도국가가 될 수 있다”며 “특히 K-콘텐츠로 입증된 창의성과 문화적 감수성은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AI 정책이 성공할 경우 대한민국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AI 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