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커뮤니케이션디지털부는 국가 AI 로드맵을 2025년 8월 공개하고 대통령령(Perpres) 제정을 통해 포괄적 AI 규제 체계 구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규제 공백을 메우려는 정부의 적극적 대응으로 평가된다.
규제가 산업에 미칠 직접적 영향
네자르 파트리아 커뮤니케이션디지털 부장관은 AI 규제 로드맵과 대통령령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드맵은 AI 기술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대통령령은 AI 윤리, 기술 채택, 데이터 보호, 지적재산권을 포괄하는 실질적 규제 조치가 될 예정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전자정보거래법, 개인데이터보호법, 저작권법 등 기존 법령으로 AI를 간접 규제하고 있지만, 전용 법률은 부재한 상황이다. 새로운 규제는 교육, 보건, 교통, 농업, 금융서비스, 광업 등 주요 산업 전반의 AI 도입과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글로벌 벤치마킹을 통해 미국,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등의 규제 사례를 참조하되, 인도네시아 고유의 사회적 맥락에 맞게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샌드박싱(제한적 테스트) 메커니즘을 도입해 전략 부문에서 AI 제품의 단계적 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기업 컴플라이언스 요구사항
새로운 규제 하에서 기업들은 AI 기반 프로그래밍 활동을 수행하는 모든 공공·민간 전자시스템 운영자에게 적용되는 윤리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2023년 12월 발표된 커뮤니케이션정보부 회람 9호는 이미 AI 윤리 원칙을 제시했지만, 새로운 대통령령은 더 구체적이고 강제력 있는 조치가 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포용성, 인간성, 보안, 접근성, 개인데이터 보호, 지속가능한 환경개발 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지적재산권 인정과 보호가 핵심 요구사항으로 부각된다. 금융기술 분야는 별도의 금융서비스청(OJK) 가이드라인도 동시에 적용받게 된다.
규제 준수를 위한 기업의 비용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시스템의 투명성 확보, 알고리즘 편향 방지,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컴플라이언스 역량 구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업계 반응과 대응 전략
인도네시아 디지털 업계는 규제 도입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책임감 있는 AI 활용을 보장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도 “혁신 원칙을 우선시하며 신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기업들은 규제 대응 준비에 착수했다. 주요 전략으로는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 윤리위원회 설립, 직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술 문서화 및 감사 시스템 도입 등이 거론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규제의 명확성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투자 예측성을 높이고 장기적 사업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2023년 디지털 분야에 220억 달러가 투자되었으며, 향후 시장 규모가 2100억-36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규제 동향과의 조화
인도네시아의 AI 규제는 EU AI법, 미국의 주별 규제, 싱가포르의 모델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등 국제 동향과 보조를 맞추려는 노력이다. 특히 OECD AI 원칙과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의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를 참조했다.
ASEAN 차원에서도 AI 거버넌스 가이드가 최근 발표되어 지역 내 규제 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G20 의장국으로서 개발도상국의 AI 규제 모델을 제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제 표준과의 호환성 확보는 글로벌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과 현지 기업의 해외 진출을 모두 촉진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규제 제정 과정에서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의 상향식(bottom-up) 참여를 보장하여 실효성 있는 규제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