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소라’로 만든 ‘홈 스윗 홈’, 전통 제작 방식 뒤바꿔
가수 지드래곤(GD)의 신곡 ‘홈 스윗 홈’ 뮤직비디오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돼 화제가 되고 있다. 카메라나 배우 없이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Sora)’만으로 완성된 이 작품은 콘텐츠 제작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놀라움을 표했다고 전해졌다. 기존 제작 방식으로는 수백 명의 스태프와 수십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작업을 AI 하나가 해결한 것이다.
제작비 대폭 절감, 새로운 가능성 열어
갤럭시코퍼레이션 최용호 대표는 AI를 통해 뮤직비디오 제작 비용이 90%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기존 방식으로 100만- 200만(약 14억28억 원)가 들던 제작비가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제작 기간도 23개월에서 23주로 단축됐다.

이러한 변화는 콘텐츠 제작의 민주화를 의미한다. 예산 부족으로 포기했던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될 수 있게 됐고, 독립 아티스트들도 메이저급 품질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소라의 기술력, 실사급 구현 성공
소라는 지드래곤의 외모와 표정을 자연스럽게 재현했다. 입모양과 말소리가 정확히 일치하는 립싱크(lip sync) 기술과 배경음악, 효과음까지 AI가 생성한 완성도 높은 오디오를 선보였다.
업계 전문가는 “AI가 등장인물을 자연스럽게 구현하고, 입모양과 말소리를 정확히 맞추며, 실제에 가까운 소리까지 넣을 수 있게 된 것은 콘텐츠 제작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동영상 AI 경쟁 가속화
소라의 성공으로 동영상 AI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콰이쇼우의 ‘클링(Kling)’은 아시아 콘텐츠에 특화된 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미국 런웨이ML의 ‘런웨이’는 창작자 친화적 인터페이스로 독립 영화와 아트 프로젝트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CJ ENM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AI 관련 팀을 운영하며 기술과 내러티브를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독자적인 동영상 AI 모델 개발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생태계 변화 예고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콘텐츠 제작 주도권의 대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기존에는 대형 제작사만 가능했던 고품질 콘텐츠 제작이 개인 창작자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산업 전문가는 “기술적 장벽 없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는 창의성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문제, AI 생성 콘텐츠의 진정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다.
지드래곤의 AI 뮤직비디오는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콘텐츠 제작 산업 전체가 맞이할 미래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